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Error 시리즈는 언어의 명확함 뒤에 감춰진 불완전성과, 그로 인한 감정의 혼란을 시각화한다. 이 시리즈는 동음이의어, 블루스크린 형식, 모호한 문장을 렌티큘러 기법으로 구현함으로써, 소통 과정에서 발생하는 의미의 충돌과 해석의 오차를 드러낸다.
예를 들어, ‘정의’라는 한글 단어는 ‘justice’와 ‘definition’이라는 서로 다른 두 의미를 가진다. 이 작품에서는 관객이 서 있는 위치에 따라 두 단어가 교차되어 보이도록 설계되었고, 그 뒤에는 각 단어의 사전적 정의가 작게 인쇄되어 있다. 하지만 대부분의 관객은 전면에 보이는 큼직한 단어에만 반응한 채, 뒷면의 정의가 서로 뒤바뀌어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지나친다.결국 우리가 마주하고 받아들인 그 단어는, 처음부터 잘못 도출된 의미였던 셈이다.
이러한 구조는 우리가 일상에서 언어를 얼마나 부분적으로 받아들이는지를 보여준다. 동시에, 감정 또한 그런 단편적 해석 속에서 쉽게 누락되거나 오해된다는 점을 환기한다. 이 시리즈는 ‘명확함’이라는 언어의 신뢰가 때로는 감정의 실체를 가리고 왜곡할 수 있음을 질문한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