Seesaw
팬데믹 당시 나는 대구에서 어떤 지역보다 더 큰 공포와 불안 안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. 사람이 가득해야 할 공간에 아무도 존재하지 않는 풍경은 처음엔 낯설고 불안하게 느껴졌다.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이내 공간 자체와 고요하게 마주하는 감각은 오히려 새롭게 다가왔고, 그 안에서 나의 감정을 들여다보고 조율하는 지점을 발견하게 되었다.
렌티큘러 효과를 통해 관람자의 위치에 따라 이미지가 분할되고 변화하는 이 작업은, 감정이란 고정된 메시지로 전달되기보다 해석과 움직임 속에서 유동적으로 완성되는 것임을 보여주기 위한 시도였다. 시소처럼 기울고 되돌아오는 화면은, 감정 역시 하나로 단정지을 수 없으며, 상황에 따라 흔들리고 조정되는 과정 속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시각적으로 드러낸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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